


Q. 김준영 동문께 서재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서재란 ‘내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공간’입니다. 어떤 공부를 해왔고 무엇을 머리에 넣어왔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공간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네요.
Q. 먼저 한국퀀텀컴퓨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퀀텀컴퓨팅㈜ (이하 ‘KQC’)는 국내에 양자컴퓨팅이 생소하던 2021년에 설립되었고, 국내 유일하게 양자컴퓨팅과 Post Quantum Crypto-graphy (PQC) 기반의 양자보안 하드웨어 모듈과 소프트웨어, AI 분야까지 아우르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알고리즘·상용화 연구개발·기술 컨설팅·클라이언트 맞춤형 교육을 통합한 풀스택(Full-Stack)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KQC는 회사의 리소스와 산업의 적합성을 고려할 때, 모든 산업 분야를 포괄하려는 것보다 재료공학, 신약개발, 최적화 이론 등에 우선적으로 핵심 기술을 집중하고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Q. 비전공자에게 IT 기술, 특히 양자컴퓨팅은 굉장히 낯선 개념입니다. 어떻게 이 분야에 진출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양자역학을 처음 안 것은 1998년입니다. 지도교수셨던 정창영 전 총장님께서 미치오 카쿠 교수의 「Visions」 라는 책을 소개해 주시면서 ‘경제학을 하는 사람은 순수과학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하신 말씀이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이후 2016년, 한 교수님으로부터 “세상을 바꿀 기술이니 관심 있게 보라”는 조언을 듣고 코딩언어를 공부하며 양자컴퓨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양자컴퓨팅의 가치사슬에서 하드웨어 개발은 물리학, 전기·전자공학 전공자들의 몫입니다. 그러나 이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적용하고 활용하는 단계에는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들의 역할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최종 판매 과정이 중시되는 시장에서는 물리학 전공자뿐 아니라 산업의 고충을 잘 이해하는 경험자가 양자컴퓨팅을 배우는 것이 더 현명한 인적 자원 양성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Q. 향후 5년 안에 양자컴퓨팅이 가장 먼저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산업 분야는 어디라고 보시나요?
우선적으로 산업에서의 활용을 체감할 수 있는 부분에는 물류 경로 최적화, 이차전지 소재 연구,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영역에서는 복잡한 변수를 동시에 계산해야 하는데, 양자컴퓨팅의 특성이 특히 잘 맞아 빠른 시일 내 실질적 성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산업에서 응용 가능성이 크지만, 일부 분야는 기술 성숙도나 인프라 제약으로 인해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습니다.
Q. 양자컴퓨팅이 상용화되는데 있어 기술적·제도적으로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큰 난관은 오너 중심 경영 체제 하의 기업에서 IT 담당 임원이 막대한 R&D 비용이 투입되나, 반면 성과를 예견하기 어려운 실증연구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국 최고경영진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지 않는 한, 실제 실행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양자컴퓨팅은 ‘매우 어렵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처럼 ‘패스트 팔로워’ 전략 — 즉, 해외 동향과 사례를 지켜본 뒤 뒤따라가는 방식에만
머물러서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Q. 한국 양자컴퓨팅의 대표 기업으로서 구글, IBM 등 글로벌 경쟁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글로벌 기업들과는 경쟁관계라기 보다는 협력관계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현재 주목받는 기업들은 대부분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KQC는 국내에 적합한 하드웨어를 국내에 도입하고, 국내 양자컴퓨팅 산업의 에코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업 초기부터 IBM과 협력하여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IBM Quantum System에 접속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API를 제공하고, 공동연구를 수행해왔습니다. 또한 빠르게 진화하는 하드웨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기업인 IonQ, D-Wave와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의 개발노력은 계속되어야 하지만,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는 여전히 큰 상황입니다. 따라서 민간기업들은 최종 판매단계의 고객접점 기술에 집중해 구체적인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작더라도 산업에 적용 가능한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전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쟁보다는 프로젝트 단위 협력체계 구축이 필수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럽, 미국, 호주 등 기업들과 협력 기회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Q. AI 발전에는 기술, 데이터, 컴퓨팅 자원, 전기와 비용, 규제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김동문께서는 앞으로 AI 산업의 흐름을 가장 크게 바꿀 결정적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궁극적으로는 하드웨어 보다는 남들이 갖지 못한 데이터를 가지고 어떤 서비스를 구현해 낼 수 있는가에 핵심경쟁력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AI도 결국 사람이 만들어 내고 구현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력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고사양 NVIDIA GPU 확보보다 우리만 가질 수 있는 양질의 고유 데이터의 축적과 함의를 추출해 내는 것이 지금의 가장 중요한 핵심경쟁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딥페이크 등 윤리와 보안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AI가 윤리적으로 안전하고 신뢰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언제나 두려움을 동반합니다. 그것은 불확실하고, 알려지지 않았으며, 우리가 아직 배워 익히지 못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회는 본능적으로 ‘선제적 규제’라는 안전망을 설정하려 합니다. 이는 분명 중요합니다. 인간 존엄성, 선악의 구분과 같은 기본가치는 반드시 지켜야 하나, 규제의 틀이 이해관계자들의 주관적 주장이나 프레임에 의해 과도하게 씌워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딥페이크는 정말 심각한 피해를 양산할 수 있어 프롬프트 필터 및 출력 차단기와 같은 예방 조치를 시행하는 동시에 AI 생성 콘텐츠에 지울 수 없는 워터마크와 메타데이터를 삽입하는 등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저는 American Society for AI 와 Quantum Economic Development Coalition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두 단체는 미국에서 시작된 AI 및 양자컴퓨팅 관련 협의체로, 정부기관·백악관·연구기관·대학·글로벌 기업(Google, Microsoft, IBM, Apple 등)까지 폭넓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기술과 시장 논의에 그치지 않고, 윤리적 기준과 보안 체계를 마련하며 이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이끌어가기 위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Q. 상경·경영대학 후배들이 양자컴퓨팅이나 AI 같은 미래 기술 산업에 진출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제가 어떤 조언을 할 수 있다면, 이는 그간 성공 보다는 실패를 훨씬 많이 경험해 봤기 때문일거라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인문학적 소양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갖는 것이 AI나 양자컴퓨팅을 다루는 기술보다 선행되어야 합니다. 학생 때가 아니면 이런 시간적 여유를 갖기가 어렵기 때문에 학창시절을 단순한 구직 준비가 아닌,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데 나의 철학의 기초를 쌓는 시간으로 채우십시오. 책을 많이 읽고 세상의 모든 일에 대한 나만의 패러다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수학에 대한 흥미와 데이터 관리 역량도 필요합니다. 똑같은 데이터도 누가 어떻게 관리하고 분석하는지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Q. 한국퀀텀컴퓨팅을 통해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 혹은 개인적으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요?
저는 양자컴퓨팅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이라고 믿어 회사를 설립하고,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팅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다양한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입니다. KQC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산업별 Quantum Transfor-mation을 이끄는 플랫폼 제공자로 자리매김 하면서 한국을 넘어서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를 통해 500~1000 가구 이상의 직원과 그 가족들이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기업의 성장은 곧 사람들의 삶과 직결되며, 이는 경영자로서 제가 가장 크게 품고 있는 책임이자 바람입니다.
Q. 연상인의 서재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서재를 공개해 줄 다음 동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맡고 계시는 김동욱 [82경제] 동문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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